스키는 내리막 경사지에서 내려오는 활강스키와 그다지 가파르지 않은 내리막과 오르막이 섞인 평지에서 타는 활주스키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활강스키에는 대표적으로 유럽 알프스 지방의 산악 스키에서 발전한 알파인스키(Alpine skiing)가 있습니다. 활주스키에는 대표적으로 노르딕스키(Nordic skiing)가 있습니다. 노르딕이란 이름은 노르웨이, 덴마크, 스웨덴, 핀란드, 아이슬란드의 북유럽 다섯 나라를 가리키는 말로서 노르딕스키는 주로 이 지역에서 발전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입니다. 우리말로는 운동과 장비를 구별하지 않지만 영어로 말할 때에는 운동의 경우에는 skiing으로, 장비의 경우에는 skis로 구별해야 합니다.
노르딕스키는 평지를 주파하거나 경사지를 오르내리는 활주스키에 속합니다. 노르딕스키는 활주하는 지형에 따라 여러가지 다른 기술을 적용합니다. 활강스키가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기만 하는데 비하여 활주스키는 평지에서 달릴뿐 아니라 오르막과 내리막을 오르내리므로 활강스키에 비하여 더 다양한 기술이 요구됩니다. 활강스키와 활주스키는 스키라는 이름만 공유할 뿐 기술적으로 공통점이 없는 전혀 다른 운동입니다.
지형에 따른 다양한 활주 기술을 숙달하여 몸에 붙이려면 충분한 경험이 있는 지도자로부터 수년간 도제식 전수에 가까운 훈련을 받아야만 합니다. 열량소모도 활주스키가 활강스키보다 훨씬 더 커서 초보자들은 영하 10여도의 혹한에서도 땀으로 속옷이 흠뻑 젖는 경험을 합니다. 신기하게도 그런 혹한에 밖에서 땀을 흘리면 감기에 걸릴 것 같지만 피부의 겉에만 인공적으로 열을 가하여 땀을 흘리게 하는 사우나와 달리 활주스키를 타게 되면 신체 내부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체열 때문에 감기에 걸리는 일은 좀처럼 없습니다. 오히려 추위에 강한 내성을 갖게 되어 감기에 걸리지 않는 체질로 바뀌게 됩니다. 활주 기술의 본질은 힘을 덜 들이고 다양한 지형을 주파하는 것이므로 숙련자는 초보자처럼 땀을 흘리지 않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노르딕스키와 크로스컨트리스키의 의미를 정확히 구분하지 못합니다. 알파인스키와 노르딕스키를 구분하는 기준은 알파인스키의 부츠는 앞꿈치와 뒤꿈치를 둘 다 결속장치(bindings)에 고정하는데 비하여 노르딕스키의 부츠는 앞꿈치만 고정하고 뒤꿈치는 고정하지 않습니다. 노르딕스키에는 소프트 부츠(soft boots)를 착용하고 주로 평지와 비교적 완만한 경사를 오르내리는 크로스컨트리스키와 뒤꿈치가 떨어지는 하드 부츠(hard boots)를 착용하고 평지에서 활주할 뿐만 아니라 가파른 경사에서까지 알파인스키처럼 활강하는 텔레마크스키(Telemark skiing)의 두 종목이 있습니다.
다시 정리하면, 노르딕 스키는 알파인스키의 대의어(對義語)로서 크로스컨트리스키와 텔레마크스키의 상위 범주이고 크로스컨트리스키는 노르딕스키의 하위 범주이지만, 노르딕 스키와 크로스컨트리스키를 서로 바꿔 쓸 수 있는 동의어로 볼 수는 없습니다.
